픽션들 (PICTIONS) - EP [2005]
발톱이 문지방을 경쾌하게 두드리면 곧 저기 구석에서 네가 보인다 너에게 모든 세상은 조금 높았을 텐데 다행히 우리 집 가구는 그리 좋은 게 없어 턱이 낮았다
나는 너가 너무 바보 같았고 좋아하는 담요를 덮고 누운 마지막도 너무 바보 같아 핀잔을 주고 얼른 일으키고 싶었다
나는 끝에 청각이 남는다는 얘기는 알아도 그게 몇 분이나 이어질지 몰라 사랑한다고도 얼른 못했다
나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았고 너가 모든 것을 마지못해 허락해야 할 시간에 와서야 마음 놓고 말랑말랑한 앞발을 쉴 새 없이 주물렀다
나는 너의 침이 차갑고, 입술이 차갑고, 코도 차갑고 거기에 뺨을 부비고 입을 맞추고, 그런데